트루먼 카포티 (1) 단편집 - 포. 남부, 그리고 제임스 독서일기-소설



물론 카포티의 무서움이 제일 잘 드러나는 소설은 <인 콜드 블러드>겠지만, 그의 단편집의 진가는 카포티가 얼마나 다양한 색채를 지니고 있는가를 독자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뽐내는가, 일 것이다.

한쪽에서 그는 남부고딕의 기나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작가다. 특히, 그의 어린 시절과 연관된 단편들은 전형적인 남부고딕물이거나, <앵무새 죽이기>의 연장선처럼 느껴지는 단편들이다.

이는 전적으로 그와 하퍼 리의 관계에 따른 결과물일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는 두 사람만이 정확히 알겠지만, 몇몇 단편 속 어린 카포티는 마치 하퍼 리가 묘사했던 카포티를 그대로 뽑아놓은 듯하다. (모델이 같은 차원을 넘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언젠가 말했지만, 남부고딕물은 참으로 기이한 장르다. 카포티 또한 분명 자신의 어린 시절을 '리얼'하게 그린 것에 불과하겠지만, 어딘가 그가 묘사하는 남부와 그의 대가족, 이혼으로 인하여 왔다갔다하는 남부 시골 아이의 삶은 고딕에 가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는 다른 한편으론, 카포티를 구성하는 또 다른 색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카포티의 또 다른 큰 축을 차지하는 것은 그가 포와 제임스의 후예 중 하나란 점이다.

<미리암>과 같은 섬뜩한 단편은 그가 포의 온전한 적자가 되었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호러적 관점에서 안타깝게도 그는 호러에만 몰두하지 않았지만, 그가 남긴 심리적 공포 소설들은 포와 제임스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고, 매혹적이며 때론 오싹하다.
(이런 그의 특성이 고딕에도 사실 어느 정도 녹아나지 않았을까?)

다채로운 색깔을 지닌 작가는 사실 많지만, 어찌되었든 카포티도 그 중 하나다.

카포티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적어도 <인 콜드 블러드>, <티파니에서 아침을>, 그리고 <단편집>을 차례로 읽는다면, 어느 정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덧글

  • ㅁㄴㅇㄹ 2019/08/30 08:19 # 삭제 답글

    저는 단편집부터 우선 읽었는데

    이야기 하나하나들 주인공이 왠지 카포티인 것 처럼 느껴지더군요.

    눈물이 핑도는 안타까우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으면서도 옷장하나, 혹은 누가사는지 모르는 옆집 아니면 그냥 혼자남겨진 밤마저도 무서웠던 어린시절이 느껴지는 단편들이 많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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