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나보코프 <사형장으로의 초대> 독서일기-소설



오늘 읽은 것은 나보코프의 <사형장으로의 초대> 입니다.

나보코프가 러시아어로 썼었고, 그 후 자신의 아들+ 번역가 +자신의 최종 수정 및 감수의 결과로 영어로 번역되었습니다.

이번 것은 다행히도 한국 번역판이 있더군요. 을유에서 나왔습니다. 등장인물들 이름은 그냥 편하게 번역판으로 쓰겠습니다.

나보코프의 작품을 읽을 때, 주의해야할 점은 반드시 ''서문''을 읽어야한다는 점입니다.

''서문'' 자체가 안 중요한 작가들도 많지만, 나보코프는 ''서문''부터가 소설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사실상 서문이 소설의 시작입니다.

다만, 이번 러시아 번역판은 소설의 일부가 아닌, 그저 나보코프 본인의 서문이지만, 역시 중요합니다.

서문에서 나보코프는 누누히 강조합니다. 대다수 평론가들은 이 책이 카프카의 작품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자기는 이 책을 쓸 당시
카프카의 작품은 읽어보지도 않았다고 말이죠.

하지만 평론가들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설령 나보코프가 카프카를 접하지 않았어도, 이 작품은 굉장히 카프카스러운 소설입니다.

소설 뒷편에선 ''성''과 비교를 하고 있지만, 저는 오히려 ''소송''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굳이 ''성''과 비교를 하자면, '성'에 들어간 후의 K 라고 하고 싶군요.

물론 이 책은 여전히 나보코프의 소설입니다. 그의 화려한 문체는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굳이 카프카와 비교하자면, '화려해진 카프카'라고 하고 싶군요.

주인공 친친나트는 투명하지 않다는 죄로 사형선고를 받습니다. 그리고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문젠 아무리 친친나트가 요구를 해도, 어느 누구도 그에게 언제 사형당할 지를 안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즉, 친친나트는 언제 죽을 지도 모른 채, 감옥에 갇혀, 최후의 나날을 매일매일 보내는 생활을 하게 됩니다.

감옥에서의 그의 생활은 정말 카프카답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군요.

그의 주위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간수, 소장, 그의 변호사, 그에게 책을 가져다주는 사서, 가끔씩 면회오는 그의 아내와 기괴한 아내의 가족들, 자칭 엄마라고 면회오는 젊은 여자, 그리고 나중에 들어오는 또다른 죄수 므슈 피에르.

그리고 은근히 롤리타를 연상시키는 님펫 소장의 딸 에미.

그러나 친친나트는 무의미한 나날만을 감옥 안에서 보내게 됩니다. 무의미한 토론을 하기도 하고, 탈출을 궁리도 해보고, 면회온 가족과 기괴한 대화를 해보고, 책을 읽어보기도 하며, 소장의 딸의 희롱질에 놀아나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굉장히 기괴한 소설입니다.

다만, 카프카가 인간의 고독을 다루었다면, 나보코프는 좀 더 좁은 범위이자 그가 평생 집착했던 주제인 고립된 예술가를 다뤘다고 하고 싶군요.

그리고 퍼즐을 좋아하던 나보코프 답게, 상당히 읽는 내내 골치아픈 퍼즐을 푸는 듯한 기분이더군요. 물론, 하나하나 맞출 수록 기분은 좋았습니다.

과연 친친나트는 어떻게 될 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책은 번역본도 있으니, 추천하겠습니다. 다만, 번역의 질은 모르겠습니다.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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