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롤리타>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 작가열전

요즘 많이 읽고 있는 책들이 주로 나보코프가 쓴 책들이라, 첫 게시물로 나보코프에 대해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 1899-1977)


러시아 태생의 미국 작가입니다.

러시아어로도 소설을 집필했고, 영어로도 집필했지만,

오늘날 그를 유명하게 만든 대표작은 <롤리타>일 것입니다.


<롤리타>


직접 텍스트를 읽지 않은 분들도 아시는 분들은 꽤 있을겁니다.

흔히 중년 남성의 자신의 양녀와의 사랑을 다룬 소아성애자에 관한 소설로 악명 높으며,

무엇보다  ''롤리타 컴플렉스'' 혹은 일본말로 로리콘을 만든 전설의 소설이죠.

외설적으로 보이는 소설이지만, 20세기 걸작 중 하나로도 선정됩니다.

그렇지만 <롤리타>말고도 많은 소설들을 집필했고, 여러모로 재밌는 작가입니다.



나보코프의 작품들의 특징이 몇가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화려한 문장일 것입니다.

<롤리타>를 읽으면 알겠지만, 나보코프만큼 다채로우면서 화려한 문장을 쓰는 작가도 드문 편입니다.

화려하면서도, 탐미적인 문체라고 말하고 싶네요.

<롤리타>의 첫부분만 봐도, 확연히 알 수 있죠.

"롤리타,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롤-리-타. 세 번 입천장에서 이를 톡톡치며 세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끝. 롤. 리. 타. 
그녀는 로, 아침에는 한 쪽 양말을 신고 서 있는 사 피트 십 인치의 평범한 로. 그녀는 바지를 입으면 롤라였다. 학교에서는 돌리. 서류상으로는 돌로레스. 그러나 내 품안에서는 언제나 롤리타였다." - 민음사 <롤리타>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첫 부분 중 하나입니다.

<롤리타>가 특히, 이런 화려한 문체가 강조되었지만,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대해서, 나보코프 본인이 영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등 여러 언어를 사용할 수 있었고, 또한 본인이 공감각자라, 화려한 표현에 영향을 많이 주었다고 합니다.


나보코프의 또다른 특징은 ''예술가와 예술의 관계''를 다루는 그의 작품입니다.

나보코프 본인은 우선, 정치적인 것에 관심이 없었고, 상당히 예술지상주의자였습니다.

예술가 자체가 상당히 우월하다고 믿었으며, 스스로 본인 또한 천재 중 하나라고 믿었다고 합니다.
상당한 엘리트주의자였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그의 작품들을 보면, 거의 매번 ''예술가''와 ''그의 예술''이 등장합니다.

<롤리타>의 경우, '험버트'와 '님펫들'이 그 예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예술가들은 설령 남들이 예술이라고 인정 못 하는 것에서조차 '미(美)'를 찾을 수 있는 일종의 선택받은 자들이지만,

그들은 또한 이방인입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예술을 일종의 도피처로 여깁니다.

그리고 나보코프 본인은 '작가'라는 예술가로서, 이런 자신의 창조물들을 '가지고 놀며' 이런 예술가들의 파멸을 보여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이런 '예술가와 예술의 관계'를 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자유지만, 적어도 나보코프의 작품에서 '예술가'와 '예술'은 빠지지 않습니다.


또다른 특징으론 '퍼즐'을 말하고 싶군요.

나보코프 본인이 퍼즐덕후였습니다. 스스로 체스 퍼즐 문제를 만들어 출판한 적도 있고, 무엇보다 '소설' 자체를 '작가'와 '독자' 사이의 유희라고 봤습니다.

즉, 나보코프란 이름의 '작가'는 자신의 작품 곳곳에 퍼즐적인 요소들을 잔뜩 숨겨두고, 이를 '독자'가 읽으면서 찾게하고, 자신은 그런 광경을 즐기는 것이죠.

그렇기에 상당히 읽는데 골치 아프면서도, 무엇인가 찾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 소소한 특징으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언급하고 싶군요.

마틴 가드너의 <주석 달린 앨리스>에서도 나오지만, 나보코프 본인이 스스로 앨리스를 러시아어로 번역하기도 하였으며, 각각 '카드놀이'와 '체스'에 관한 소설을 집필한 적도 있습니다.

실제 가끔 작품에서 앨리스 관련된 소재가 나오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나비'인데요, 나보코프 본인이 사실상 연구자일 정도로, 나비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그렇기에 '나비'에 관련된 소재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나보코프 본인은 러시아어로도 장편을 썼고, 영어로도 썼으며, 프랑스어로 된 단편도 몇 편 썼습니다. 그 외 시나 번역, 강연집 등도 있고요.

국내에선 현재 구할 수 있는 나보코프의 작품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롤리타>나 <사형장으로의 초대>, <말하라, 기억이여> 혹은 최근에 출간된 <절망> 정도뿐이네요.

그래도 제가 나보코프 작품을 추천한다면, 두 작품 정도를 추천하고 싶네요. 바로 <롤리타>와 <창백한 불꽃> 입니다.

<롤리타>의 경우, 사실 설명이 필요없다고 느껴집니다. 나보코프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대표작이고, 나보코프의 화려한 문체가 아주 확연히 나타나며, 걸작 중 하나입니다.

<창백한 불꽃>의 경우, 나보코프의 최고 걸작이라고 칭하는 평론가들도 있을 정도로 나보코프의 또다른 대표작 입니다. 안타깝게도, 옛날에 번역된 적 빼고는, 현재는 번역본을 구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제가 개인적으로도 가장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리뷰에서도 한 번 썼지만,

구성 자체도 <창백한 불꽃>이란 이름의 장시에다 ''주석''을 다는 형태로 이야기가 전개되기때문에 굉장히 독특한 방식의 소설이자 시입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이 점차 엮이는 것도 볼 수 있는 책이고요.

개인적으로 이번에 문학동네에서 나보코프 관련 작품을 많이 발행할 예정이라는데, 꼭 번역해주었으면 합니다.

나머지 작품들도 사실 전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마치겠습니다.





덧글

  • dabb 2011/07/29 10:07 #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원문으로는 시도해 볼 생각도 못 했고, 위의 두 권은 운좋게 (특히 [창백한 불꽃]) 번역본을 구해서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말씀에 대체로 공감합니다.
    이 외에는 [세바스챤 나이트의 참인생]만 읽어 봤네요.
    지금 찾아보니 근래에 몇 권 더 출간된 듯 하니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JHALOFF 2011/07/29 12:52 #

    <창백한 불꽃> 번역본은 대단하네요. 예전에 번역됐었다고만 들었는데.
  • ss 2011/07/30 13:09 # 삭제 답글

    롤리타,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롤-리-타. 세 번 입천장에서 이를 톡톡치며 세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끝. 롤. 리. 타.
    그녀는 로, 아침에는 한 쪽 양말을 신고 서 있는 사 피트 십 인치의 평범한 로. 그녀는 바지를 입으면 롤라였다. 학교에서는 돌리. 서류상으로는 돌로레스. 그러나 내 품안에서는 언제나 롤리타였다

    16살 때 이구절을 읽고 역겨워서 토할뻔했었었어요..
    그리고 책도 반이상 읽을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위의 구절은 잊혀지지가 않더군요,.
    어릴때에는 왜그랬었는지.
    지금읽으면 다른 느낌으로 읽혀지겠지요,ㅋ
  • JHALOFF 2011/07/30 18:36 #

    <롤리타>란 책을 아주 잘 나타내는 첫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첫문장 100선 같은 것 뽑을 때도 순위에 들고요. 소아성애자의 애기라 추악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작품 자체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 2011/07/31 12:0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HALOFF 2011/07/31 18:26 #

    감사합니다.
  • 시간여행자 2011/08/07 16:03 # 답글

    <롤리타>에 반해서 <사형장으로의 초대>를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별로였어서.. 한 번 <창백한 불꽃>에 도전해 봐야겠군요.

    전 <Lectures on Literature>도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어요 (비록 제가 읽은 책들에 대한 부분만 읽느라 다 읽진 못했지만). 내용이 많진 않지만 나보코프의 문학 사상 같은 것들이 대놓고 나와서 연예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빠순이의 기분으로 ^^; 읽었어요.
  • JHALOFF 2011/08/07 19:28 #

    <사형장으로의 초대>는 그냥 보통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상적이고, 살짝 기괴한 것이 카프카같지만요. 전 개인적으로 러시아어로 쓰인 소설 중에선 <어둠 속의 웃음>이 좋더군요.
  • 2012/12/30 14:18 # 삭제 답글

    국내 번역된 나보코프 문학이 너무나 빈약해서 아쉬워요. <사형장으로의 초대>와 <절망>에서의 기형적인 독백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 JHALOFF 2012/12/30 20:49 #

    문학동네에서 롤리타와 함께 여러 작품들 출판한다고 말은 꺼냈는데, 도대체 언제 나올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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