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프로젝트(32)- 광기어린 자여, 그대의 이름은 햄릿이니라. 프로젝트-셰익스피어

안녕하십니까, 오늘 읽은 것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이었습니다.

햄릿.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대찬사를 받는 셰익스피어의 걸작입니다.

4대 비극의 첫 작품이자, 영문학의 첫째 아들이라고까지 불리는 햄릿-!!

이미 많은 평론가들과 작가들이 햄릿에 대한 후빨을 했으므로, 저까지 무지막지한 찬사를 하진 않겠습니다.


마비하는 제 친구에 따르면 마비에도 햄릿과 셰익스피어가 나온다고 하는군요. (전 해본 적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걸작은 걸작입니다.

제가 오늘 초점 맞추고 싶은 것은 ''광기''입니다.

줄거리야 워낙 유명하니 설명할 필요도 없고요.


저의 개인적인 평가지만, 희곡 <햄릿>은 상당히 ''똘끼''가 넘치는 희곡입니다.

전반적으로 광기에 의하여 모든 것이 지배된다고 할까요?

사실 <햄릿>에서 정상적인 등장인물은 없다고 해도 좋습니다.

마이너한 녀석부터 살펴볼까요?

먼저, 오필리어의 아빠이자 재상인 플로니어스-!


이 친구는 그냥 광대입니다.

생각이 없어요. 하는 짓거리를 보면, 딱 생각없이 행동해서 웃기는 광대입니다.

햄릿의 광기의 원인이 끝끝내 오필리어에 대한 사랑에 있다고 믿고,

이 친구의 죽음조차 희극적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햄릿의 똘끼적인 분위기를 가중시키죠.

그 다음은 오필리어.

햄릿이 사랑하는 여인이자, 이 작품의 여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소녀는 그저 가녀린 바보입니다.

전혀 주체적이지 않고, 주위 사람들의 요구에 의하여 완벽하게 지배당하죠.

이 소녀를 지배하는 것은 그녀의 오빠 레어티스와 플로니우스입니다.

이 두사람이 사라지자, 조종하는 이가 없는 '오필리어'란 인형은 미쳐버리죠.

햄릿과의 대화에서도 상당히 눈치 없고, 한마디로 민폐같은 등장인물입니다.

다만, 햄릿의 광적인 분위기나 비극적 분위기를 돋보이는데 필요한 장치죠.

다음은 햄릿의 어머니이자, '''남편의 동생의 아내'''인  거트루드.


햄릿은 아주 정확한 대사로 이 여자를 표현합니다. "약한 자여, 그대는 여자이니라."

거트루드는 약한 여자입니다. 이 여자도 오필리어와 더불어 전혀 지배권을 가지지 못하고,

상당히 멍청합니다.

전반적으로 셰익스피어 희곡에선 여자 등장인물이 돋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햄릿>에서만큼은 그저 피동적이고, 생각 없는 꼭두각시들에 불과합니다.

레어티스.


분명 처음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하여,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결국은 '복수심'에 눈이 멀어, 클로디어스의 꼭두각시로 전락해버립니다.

클로디어스.

저는 클로디어스가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극중 가장 '정상'적인 인물이라고 봅니다.

클로디어스만이 유일하게 제대로 된 판단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오필리어와 햄릿의 만남, 그리고 그 유명한 "사느냐, 죽느냐" 연설을 몰래 목격할 때,

광대 플로니어스는 끝끝내 햄릿의 광기의 원인이 ''오필리어에 대한 사랑''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클로디어스만은 햄릿의 광기가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음을 눈치채죠.

또한 <곤자고의 암살>을 본 후, 그는 평범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죄'에 대한 괴로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도 결국은 '광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다시 한 번 '죄'를 범하고자 하죠.

가장 중요한 햄릿.

사실 햄릿만큼 성격을 정의하기 어려운 인물도 없습니다.

우유부단하면서도, 꼭 그렇지도 않고,

현명하면서도, 꼭 그렇지 않고,

사려깊으면서도, 꼭 그렇지 않고,

미친 것 같으면서도, 꼭 그렇지 않고,

부정적이면서도, 긍적적이고,

여러모로 '모순'으로만 가득 찬 캐릭터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면이 강하다고 하고 싶군요.

(워크만했지) 와우는 안 하지만, 친구의 말에 따르면, 일리단과 굴단의 해골이 햄릿 오마쥬라고 합니다.

햄릿이 광대 요릭의 해골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상당히 그런 면모를 강하게 느낍니다.

사실 ''아버지의 유령''을 햄릿만이 목격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햄릿이 정말 미친 것이 아닌가, 란 생각도 들더군요.

햄릿이 걸작이 된 이유 중 하나가 사실 이러한 햄릿의 성격 때문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문학의 역사에서 굉장히 독특한 인물 중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는 분명 복수극의 주인공이지만, 정작 '복수'를 계획하지 않습니다. 실제 그의 '복수'도 계획이 아닌, 우연에 의하여 이루어지죠.

그렇지만 그는 언제나 복수를 생각하고, 어머니의 결혼에 대해 괴로워하며, 복수해야하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괴로워합니다.

저는 의외로 햄릿이 부조리극의 주인공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복수'라는 목표가 있지만, 사실상 그 '목표'를 하지도 못하고, 갈 곳을 잃은채 고뇌만 하는 캐릭터.

사실 햄릿을 읽는 재미는 이런 햄릿이란 캐릭터를 관찰하는데에 있다고 봅니다.

여러모로 역사에 길이남을 만한 캐릭터이긴 하죠.

햄릿 속 극중극인 <곤자고의 암살> 또한 상당히 임팩트 있는 장면이죠. 사실 가장 유명한 것은 "사느냐, 죽느냐"로 시작하는 햄릿의 대사지만.

작품의 결말은 결국 포틴브라스란 상당히 이상적인 군주의 등장으로 끝나고, 실제 <햄릿>이 이런 군주에 대한 염원으로 쓰였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 포틴브라스는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역시 <햄릿>의 불멸의 요인은 햄릿의 끝없는 고뇌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햄릿을 ''부조리극''적인 면으로 재해석한 톰 스토파드의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도 같이 읽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내일은 역시 같은 4대 비극 중 하나이자, 페이크 주인공 오셀로와 진 주인공 이아고가 등장하는 희곡 <오셀로>입니다.


댓글 부탁드립니다.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

덧글

  • 시무언 2011/08/08 14:22 # 삭제 답글

    북미 고딩 영어 수업의 최종 보스 햄릿이군요(...). 저 햄릿의 성격 때문에 에세이 쓰느라 죽은들 알았습니다. 셰익스피어에게 살의가 느껴지더군요(...)
  • JHALOFF 2011/08/08 15:09 #

    저 성격 때문에 읽는 사람은 고생하고, 학자들은 분석하느라 잔치를 벌이겠죠.
  • dabb 2011/08/09 18:25 # 답글

    잘 봤습니다.

    상당히 오래 전에,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이유로) 세익스피어의 4대비극에서 하나를 뺀다면 뭘 빼야 하는가 고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_-;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맥베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지만)였는데,
    사실 온전히 제 개인적인 선호도로만 따진다면 [햄릿]을 눈물로 버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햄릿은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햄릿]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영원히 빨리겠죠. :-)
  • dabb 2011/08/09 18:29 # 답글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게 있는데,

    [교환교수]라는 소설에서..

    ==========================================================================
    영문학교수들이 심심풀이로 하는 게임이 나옵니다.
    빙 둘러앉아서는, 자신은 읽지 않았으나 남들은 당연히 읽었음직한 책이름을 대는 겁니다.
    자기가 댄 책을 읽은 사람 수만큼 점수를 얻는 게임이죠.
    당연히 이 게임의 포인트는 '~척'을 벗어던지고 당연히 읽었음직한, 그러나 사실은 읽지 못했던 그런 책들 이름을 대는 거죠.
    [오만과편견] [테스] [실락원] 벼라별 책들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이 게임에 처음 참가한 한 교수는 띨방하게도 아무도 읽었음직하지 않은 희한한 책이름을 대다가 첫날 꼴찌를 합니다.

    몇 판 탐색을 하면서 '게임의 원리'를 알아차린 이 교수.
    결국 다음판에 회심의 책이름을 댑니다.

    "[햄릿]"

    허허 웃던 다른 교수들,
    이 교수가 농담을 하는게 아니었음을 알게된 다른 교수들은 황당해 하고..

    결국 그날의 게임은 썰렁하게 끝나고 맙니다.

    그 사건은 며칠 후 그 교수가 Tenure심사에 탈락하는 것으로 결말이 나죠.
    ([햄릿]을 읽지 않은 영문학 교수라니!)

    =================================================================

    이 스토리에 들어갈 책으로 [햄릿] 이상의 것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
  • JHALOFF 2011/08/09 19:32 #

    재밌는 이야기네요. 근데 확실히 [햄릿] 안 읽은 '''영문학'' 교수는 상상하기 힘드네요. 그 외의 작품은 글쎄... 확실히 다른 작품들은 안 읽었을 것 같기도 한데, 햄릿은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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