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축구 반응 작가별 유형 ???


저도 이걸 왜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경기보다, 3대0까지만 보고, 그냥 안 봤는데, 문득 작가별 면접 유형이 생각나더군요.
더 많이 쓰려다가 귀차니즘으로 포기. 이왕 쓴거 올려나봅니다. 처음엔 도서 벨리 올리려다가, 그래도 일단 ''축구''관련이라서 스포츠 벨리에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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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버전:
선배는 잘 알면 알수록 묘한 사람이었다. 그는 나 같은 사람은 따라잡을 수도 없을 정도의 굉장한 축구광이었는데, 끝난지 3일이 지나지 않는 국대 경기는 원칙적으로 보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 경기 외에는 신용하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한국 국가대표를 신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야. 다만, 국대 경기는 실시간으로 볼 경우, 빡치는 경우가 많아서 말이지."

"하지만 박지성이 출전한 국대 경기는 실시간으로 보셨잖아요?"

"상관없어, 그런 경기는" 하고 그는 말했다. "박지성 정도로 훌륭한 선수가 출전한 경기라면 실시간으로도 충분해."

나는 선배와 헤어진 후 한국이 일본에게 3대0으로 발렸다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나는 개의치않고 방으로 돌아와 사정했다.


카뮈 버전:
오늘 한국이 졌다. 아니 어쩌면 어제. 친구로부터 문자 한 통 받았다. '한일전 패배. 3대0. 캐발림.' 그것만으로써는 아무런 뜻이 없다. 아마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카프카 버전:
K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어제 한일전 경기가 3대0으로 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무심코 네이버 메인 화면을 쳐다보았는데, 한일전 반응을 클릭하자, 수많은 네티즌들의 절규가 보였고, 기사 제목으로 "조광래호 한일전 참패"라고 써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찌된 셈일까?" 하고 그는 생각했다. 꿈은 아니었다. 그의 방, 어제 전반전을 시청하다 빡쳐서 도중에 관두고 바로 잠이 든 비좁은 방,은 그대로였다. 

생텍쥐베리:

시청자가 물었다.

<한일전은 무엇이지?>

감독이 대답했다.

<그건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 축구 경기를 의미해.>

시청자가 말했다.

<그렇다면 제발 한일전을 이겨죠, 부탁해. 가뜩이나 주변 상황도 안 좋은데. 나에겐 희망이 필요해.>

감독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건 힘든 일이야. 왜냐하면 나에겐 박지성과 능력이 없거든. >

시청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건...무슨 뜻이지?>

감독은 한참 동안 말없이 시청자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나서 다시 말했다.

<한일전을...3대0으로 진다는 뜻이야. 부탁이야.... 나를 용서해 줄래?>

이상 버전:

13인의시청자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시청자가축구망했다고그리오.
제2의시청자도축구망했다고그리오.
제3의시청자도축구망했다고그리오.

중략

김화백 버전1:

"축구를 져도 너무 염려말하라. 하지만 한일전이라면 어떨까?"

"한!"

"일!"

"전!"


김화백 버전 2:

"한일전을 참패하여도 상관 없다. 
그러나 한일전을 참패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다!" 

현진건 버전:

한일전을 3대0으로 26년만의 참패를 했다는 것을 알아보자마자, "이 점수! 이 점수! 왜 비기지도 못하고, 3대빵으로 지냐, 응." 하는 말 끝엔 목이 메었다. 그러자 산 사람의 눈에서 떨어진 닭의 똥 같은 눈물이 컴퓨터 화면을 어룽어룽 적시었다. 문득 김 첨지는 미칠 듯이 제 얼굴을 컴퓨터 화면에 한데 비비대며 중얼거렸다.
"치맥을 시켰는데 왜 이기지를 못하니, 왜 이기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플라톤 버전: (실제 플라톤의 주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네는 진정으로 현명한 자란 언제나 감정을 냉정하게 유지하는 자, 라고 주장하는군." 소크라테스가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소크라테스. 언제나 냉철한 감정을 유지하는 자가 곧 현자입니다." 글라우콘이 말했다.

"자네는 축구를 좋아하나, 글라우콘?" 소크라테스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소크라테스. 직접하진 않지만, 보는 것은 좋아합니다." 글라우콘이 말했다.

"자네는 일반적인 관중이로군. 그렇다면 글라우콘, 우리 가정을 하나 해보세. 한 축구 경기가 있네. 그리고 자네는 그 축구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네. 여기까진 이해하겠나, 글라우콘?" 

"네, 소크라테스."

"이 축구 경기는 그냥 축구 경기가 아닐세, 바로 한일전이지. 그리고 이 경기는 최악의 결과를 보여주었다네. 자네는 이런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고 있고. 그런데도 자네는 흥분하지 않을 것인가?" 소크라테스가 말했다.

"결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결과엔 흥분하지 않을 겁니다." 글라우콘이 말했다.

"26년만에 일본에게 3대0으로 참패했다면?" 소크라테스가 물었다.

"아, 아씨-!" 글라우콘이 말했다.

"그것보게, 글라우콘. 대다수의 사람, 아니 현자라도 그런 상황에선 욕을 할 것일세. 진정한 현인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감정을 유지하기보단, 감독을 욕하며, 경질을 요구하겠지." 

"잘 알겠습니다, 소크라테스." 글라우콘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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