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잉여의 <율리시스> 도전기 (1) 프로젝트-제임스 조이스



제임스 조이스는 사실상 20세기 영문학의 본좌로 뽑히는 사람입니다.
적어도 평론가들 사이에선 최고 본좌급. 20세기 최고의 작가로도 많이 뽑히고요. 영향력도 막대하고.

하지만 알다시피 <율리시스>는 여러 악명을 가지고 있는 책입니다.

"율리시스 완독한 사람보다 율리시스로 박사 학위 받은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영문학에서 중요하나, 아무도 안 읽는 책."

"영문학 전공자들도 조이스 전공 빼면 피하는 책." 등등

적어도 조이스 본인은 <율리시스>가 X같은 난이도를 지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율리시스> 속에 너무나 많은 수수께끼와 퀴즈를 감춰 두었기에, 앞으로 수세기 동안 대학교수들은 내가 뜻하는 바를 거론하기에 분주할 것이다. 이것이 자신의 불멸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교양있게 말했지만, 속 뜻은 결국 교수들을 수세기 동안 엿 먹일 책이라고 말한 것이죠.

기자가 "1차 세계대전에 무엇을 했나요?"라고 질문하자,

"난 <율리시스>를 썼다. 넌 뭐했니?"라고 답한 일화도 유명하고.


서론이 너무 길지만, 어쨌든 예전에 실패했었던 <율리시스> 읽기를 다시 도전할 예정입니다.

사실 이미 8/9일부터 시작했고, 되도록 10회 내로 끝낼 예정이고요. 이런 책일수록 처음 읽을 때는 속전속결이 중요하니까. 안 그럼 실패할 확률이 높아져서...

현재까지 읽은 분량은 8/9일에 약 50 쪽. 율리시스가 총 3부로 이루어지는데, 그 중 제 1 부 전체 분량입니다. 어제와 오늘은 귀차니즘으로 안 읽었지만, 내일부터는 꾸준히 읽을 예정입니다. 전체분량은 약 780쪽이고, 1961년도 텍스트입니다.

줄거리 짜잘하게 쓰진 않겠습니다. 써도 의미 없는 책이고.

일단 느낀 것은 조이스가 레알 글은 죽여주게 잘 써요. 현대 작가 중에서 '필력' 좋은 사람으로 꾸준히 언급되는 작가가 조이스인데, 진짜 잘 써요. 저도 이 사람 1/10만큼이라도 잘 썼으면 좋겠어요. 뭔가 담백하면서도, 알뜰하고, 산뜻한 느낌입니다. 사실 저도 써놓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잘 써요.

굳이 약간 줄거리를 언급하자면, 제 1 부는 스티븐 데덜러스의 이야기로 구성됩니다. 예술가를 꿈꾸는 교사죠. 읽다보면, 확실히 제임스 조이스의 오너캐입니다. 조이스 소설들 대부분이 자전적인 요소가 상당한데, 어쨌든 '조이스' 같은 캐릭터이자, 오디세이아의 아버지가 필요한 텔레마코스 같은 인물이에요.

예술가를 지향하면서, 상당히 방황하는 영혼입니다.

1부는 비교적 짧게 끝났고, 2부에서는 율리시스의 주인공 중 하나인 블룸이 등장합니다. 내일부터는 꾸준히, 좀 많이 읽어야 뭐라고 쓸 것이 많겠네요.

어쨌든 문장을 곱씹으면서 읽기 좋은 책입니다. 군데군데 무엇인가 괴작의 스멜이 나오긴 하지만, 아직까진 괜찮아요.

좋았던 문장: "역사는," 스티븐이 말했다. "내가 깨어나고 싶은 악몽이야."


아무리 <율리시스>가 소위 '괴작'이라고 불리지만, <피네간의 경야> 형식상이라도 완독했더니, <율리시스>가 너무 고마워요.

<율리시스> 정도로만 써줘도 지금은 감지덕지입니다.

적어도 <율리시스>는 대부분의 문장이 '식별'은 가능하니까요.

확실히 조이스의 정신 상태는 <더블린 사람들>을 쓸 때는 정상이고,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쓸 때는 살짝 맛이 갈 기미가 보였고, <율리시스>를 쓸 때는 맛이 갔으며, <피네간의 경야>를 쓸 때는 이미 치료 불능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일반 독자의 진입 난이도도 갈 수록 높아지고요.

어쨌든 잉여스럽게 '완독'이나 한 번 도전해보겠습니다.

내일부터는 좀 더 길게 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

덧글

  • dabb 2011/08/11 23:05 # 답글

    피네간의 경야 완독하셨군요.
    원서는 꿈도 못 꾸지만 왠만하면 중간에 멈추지는 않는데, 그 책은 결국 집어던질 수 밖에 없더라구요. ㅠㅠ
  • JHALOFF 2011/08/11 23:41 #

    블로그 최초 포스팅이 완독 후기였습니다. 근데 사실 읽어도 읽은 책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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