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잉여의 <율리시스> 도전기 (6) 프로젝트-제임스 조이스



참으로 부끄러운 독서를 하였습니다. 저는 언제나 스스로를 정상적인 독자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조이스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저는 저의 속에 숨겨진 변태성을 알고 말았습니다.

니체가 말했듯, 괴물과 싸우는 자는 스스로가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심연을 들여다보는만큼, 
심연 또한 저를 들여다보기 때문이죠.

저는 조이스란 심연을 들여다보면서, 저의 심연 또한 알어버린 것입니다.

저는 조이스가 변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초기작 <더블린 사람들>을 보면, 분명 조이스는 '정상적인' 글을 잘 쓸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율리시스>를 일부러 이렇게 쓴 것입니다. 왜냐? 바로 독자들을 X먹이기 위하여. 그리고 저는 그런 조이스가 날리는 엿을 받아먹으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오늘 읽은 부분은 조이스의 <율리시스> 중 '나우시카'와 '태양신의 황소들' 부분이었습니다. 

이번 장들도 굉장히 독특한 기법들로 쓰였습니다. 그러나 저의 능력의 한계상  도저히 이것들을 표현할 능력이 없습니다.

아아 저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요? 일단은 말해보겠습니다.

"나우시카" 챕터는 우리의 블룸 씨가 해변을 산책하다 거티 맥도웰이란 참한 처자를 발견하는 것으로 진행됩니다.

나우시카가 누굽니까?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죄송합니다. 어쨌든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마지막으로 만나는 히로인이 아닙니까? 왜 오디세우스는 젊고 예쁜 나우시카를 버리고, 늙은 본처 페넬로페에게 갔을까요? 아아, 아까워라.

<율리시스>는 본질적으로 <오디세이아>의 패러디입니다. 그렇기에 이 '거티 맥도웰'이란 나우시카에게 우리의 오디세우스, 블룸 또한 매료됩니다.

스토리로 따지면, 이번 챕터도 내용은 정말 없습니다.

소심한 우리의 블룸은 멀리서 거티를 계속 지켜보지만, 말도 못 걸고, 거티는 어떤 남자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알고, 여러 상상을 하며,

블룸은 거티를 보며, 자신의 딸을 칩니다. 

이번 장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야하다고 할 수 있군요. 남자가 딸을 치는 것은 딱히 읽기 좋은 광경이 아니지만요.

하지만 전체적인 느낌 자체는 몽환적입니다. 딸을 열심히 때리고 난 후, 기진맥진한 블룸의 심리가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표현되면서,
전체적으로 굉장히 몽한 상태입니다.

얼핏보면 딸 치는 거인지 모를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블룸은 열심히 딸을 쳤죠. 잠시 몽롱해진 상태로 있다가, 아는 사람이 출산을 하기 때문에 병원으로 가는 것으로 <나우시카> 챕터는 끝이 납니다.

결국 원작의 오디세우스처럼, 블룸 또한 나우시카와는 이어지지 못 했죠. 사실 말도 제대로 못 걸고, 나우시카 상상하며 딸이나 쳤으니, 굉장히 소심남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군요.

그 다음 부분은 '태양신의 황소들' 부분입니다. 저도 말로만 들었던 전설적인 챕터 중 하나인데, 정말 이 챕터 읽으면서, 
조이스는 아일랜드 산 미치광이라는 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챕터 자체는 굉장히 이해하기 힘든 장이었습니다. 아마 <율리시스> 중 가장 어려운 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용 자체는 간단합니다. 블룸은 병원으로 가고, 병원에선 출산이 이루어지고, 때마침 드디어 자신의 아들 격인 스티븐과 그의 친구들과 만나, 술집에서 술을 마십니다.

근데 문제는 이번 챕터의 문체입니다.

대충 고대 영어 식으로 시작해서, 문체가 점점 현대로 변하고, 마지막에는 죄다 슬랭입니다.

그러니까 한글로 표현하자면, '나랏말씀미 듕궉에 달라 어린 백셩들을' 이런 식으로 시작해서 '가갸거겨날'을 지나, '방가방가! 하리롱! 안냐세요. 민지 왔어염 뿌우!' 이런 식으로 문체가 바뀝니다. 그것도 시대순으로요.

아 조이스 이 미친 사람! 야속한 사람!

시바바바-! 물론 제가 일일히 누구의 문체인지 알 길은 없고, 대충 변하는 것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굉장히 이해 안 되다가, 중간에 갑자기 왠 중세 이야기처럼 변하고, 그 다음에 점차 이해하기 쉬어지다, 갑자기 마지막에는 죄다 slang.

위키를 조사해보니, 대충 문체 변화가 고대 앵글로색슨 문서, <아서왕의 죽음>을 쓴 토마스 맬러리, 킹 제임스 바이블, <천로역정>의 존 버니언, <로빈슨 크루소>의 다니엘 디포, <트리스트럼 샌디>를 쓴 다니엘 스턴, <로마제국 쇠망사>의 기번, 찰스 디킨스, 토마스 칼라일, slang의 문체 순으로 패러디, 변화한다고 하는군요.




사실 조이스가 영문학과 언어학 전공임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긴 개뿔-!!! 

현대인이면 현대 영어로 쓰라고-!! 왜 이번 챕터를 통해서, 영문학의 역사를 재현하는 것인데?!!!

이히히 조이스는 또라이야 또라이! 이히히 오줌 발사 발사!

굳이 디시에서 예를 찾자면, 쿠키닷컴의 성지를 예로 들 수 있겠군요.


리플들이 시대순으로 조금씩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내용 자체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일단 출산을 다루면서, 여성의 죄나 원죄 등을 논하기 시작합니다. 더군다나 문체가
 이해하기 어려워서, 더더욱 이해하기 짜증납니다.

어쨌든 오늘 분량은 끝났습니다.
저로선 아무리 노력해도, 이 기법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국문학도 제대로 모르는데 말이죠. 구상 자체는 해봤습니다. 처음엔 세종대왕 "나랏말쓰미 듕궉에 달라" 식으로 시작하려고 했지만, 한계입니다.

내일은 희곡 형식으로 쓰여진 <키르케> 장을 읽을 생각입니다. 그러고나면 2부도 끝이 납니다.

저는 앞으로 더 이상 저의 변태성을 깨닫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조이스의 미친 글쓰기를 보면, 욕이 나와야하는데, 오히려 찬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아 저는 어떻게 해아할까요?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군요.

누구세요?

나랑께! 문을 열랑께!

아니, 치킨을 시켰는데 왜 3마리 밖에 안왔죠?

死번째는 너랑께-! 

퍽-!

다음은 너랑께-!!

리플을 달아달랑께-!!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

덧글

  • 시무언 2011/08/16 11:26 # 삭제 답글

    이 글을 읽어보니까 웬지 율리시스를 읽고나서 무언가에 눈뜰까봐 두렵고도 기대(?)되는군요
  • JHALOFF 2011/08/16 11:39 #

    내용이 좀 x같은 부분이 많긴하지만, 글 자체는 진짜 잘 쓰는 작가입니다. '글' 잘 쓰는 작가로 거의 매번 언급되는 작가가 몇 명 있는데, 조이스도 그 중 하나죠.
  • 쿠리 2011/08/16 12:29 # 답글

    진심으로 다 읽은 뒤의 총감상평이 궁금합니다...
  • JHALOFF 2011/08/16 16:46 #

    다 읽은 다음에, '후기' 형식으로 전체적으로 정리할 예정입니다.
  • 2011/08/16 14:0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HALOFF 2011/08/16 16:46 #

    감사합니다.
  • 시간여행자 2011/08/16 18:27 # 답글

    이번 후기는 패러디식이 아닌게 못내 아쉬운 것 보니 저도 제 심연을 알아가게 되는 것 같군요 (....)
  • JHALOFF 2011/08/16 18:41 #

    도무지 패러디할 수 없었습니다. 내일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3188
668
607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