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이며, 편협한 나만의 문학 추천 잉여글들

이것도 옛날에 썼던 글 재탕입니다. 재탕 밖에 할 일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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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냥 써보고 싶었음. 내가 만약 누군가에게 무슨 책 읽을까? 라고 질문받는다면 대답하고 싶은 책 목록들.
지극히 주관적이며, 본인의 독서 습관에 의한 편협한 작가 목록들.

1.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도스토예프스키.
:생각하자마자 바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이름, 도끼. 아직 고딩이지만, 또래보다는 책 많이 읽었다고 생각은 하지만, 역시 언제나 나에게는 최고의 작가. 도끼의 작품 중 최초로 완역본을 읽은 것이 까라마조프이고, 까라마조프 자체가 도끼가 지은 최고의 장편이라 할 수있기에 더더욱 추천해주고 싶다.
최후의 장편답게, 도끼가 펼칠 수 있는 모든 문학적 역량이 집약됐다고 할까나? 조슈마나 알료사같은 아름다워보이는 인물부터, 이반이나 스메르쟈코프, 표도르와 같은 추악하면서도 이성적이고, 그렇기에 더더욱 무서운 인간군상들. 이반이 들려주는 대심문관 이야기도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재판의 마지막 장면이나 까라마조프의 마지막 장면 등 어느 것 하나 놓칠 것이 없는 최고의 장편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본인은 적어도 까라마조프를 읽으면서 전혀 지루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슴. 내가 너무나도 아끼는 소설.

2. 악령 - 도스토예프스키.
: 일반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도끼의 장편은 '죄와 벌'이나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고, 대개 이 두 권을 추천하지만, 나 같은 경우 '죄와 벌' 대신 '악령'을 추천해주고 싶다. 사실, 해설을 봐도 알듯이 악령, 자체는 그렇게 치밀한 소설이 아니다. 반복적인 묘사나, 부족한 퇴고 등으로 인한 논리적 결함도 보이고, 소설 자체로 보면 부족할 지 모르지만, 악령의 매력적인 등장인물들떄문에 이러한 단점을 충분히 상쇄시키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 키릴로프의 인신사상이나, 주인공 스타브로긴의 허무주의적인 행동들. 그 밖에 5인조나 베르호벤스키 부자 등 악령에 등장하는 어느 인물 하나도 빠뜨릴 것 없이 너무나도 매력적임. 도끼 소설의 특징 중 하나가 등장인물이 플롯이나 배경을 압도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악령이 그러한 도끼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낸다고 생각함.

3. 이방인 - 카뮈.
: 처음 읽었을 때는 상당히 당황했던 소설. 분량도 짧고, 읽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으나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는 소설. 뫼르소의 이해 불가한 행동들이나 무미건조한 행동, 심지어 구원을 포기하는 듯한 행동까지 여러모로 충격을 준 소설. 그렇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이방인 또한 매력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함. 이방인의 첫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라는 상당히 충격적인 문장이 더더욱 매력적이라고 느껴진다. 사실 개인적으로 소설의 첫 문장을 중요시 여기는데, 이방인의 첫문장만큼 충격을 준 소설도 본인으로서는 드물다고 생각함. 소설에 대한 어떠한 배경지식도 없이 그냥 읽어서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이방인 이후, 카뮈 전집을 읽었지만, 여전히 카뮈의 작품 중에서 최고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이방인이 좋다면, 페스트도 추천함. 페스트에 나오는 신부의 행동에 너무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뭐랄까, 부조리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는 인간 모습이라고 해야하나? 

4. 롤리타 - 나보코프
: 소설을 읽기 전부터, 이미 소설에 대한 악명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 흔히 '롤리타 컴플렉스', 혹은 일본식으로 줄여서 '로리콘'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소설. 롤리타를 처음 읽었을 때가 중 2때였던 걸로 기억나는데, 사실 주문할 때 여러모로 주위의 시선을 의식했던 기억이 난다. 막상, 처음 롤리타를 읽었을 때, 나보코프의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어휘가 풍부한 묘사에 나도 모르게 험버트 험버트의 이야기에 집중하였음. 그러나 롤리타를 여러 차례 읽으면서, 험버트의 미사여구에 숨겨진 이야기에 추악함에 놀라면서도, 여전히 롤리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혹시나, 롤리타를 단순히 소아성애자에 관한 변태 포르노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면, 꼭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책이 오늘날까지 읽히는 이유는 단순히 중년 남자와 어린 여자아이의 사랑을 써서 그런 것이 아니다. 나보코프만큼 매력적이고, 풍부한 문체를 사용하는 작가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원서를 읽는 것을 추천하지만, 사실 어휘 자체를 어려운 것을 굉장히 많이 사용해 힘들다. 더군다나, 원서를 읽어도 한글판을 같이 읽는 것을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원서로만 읽으면 해설이 없어 놓치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가장 간단한 예로, 서문에 나오는 애나그램이라든가. 한글판은 해설이 풍부함.

5. 더블린 사람들 - 제임스 조이스
: 사실 일반인(본인도 포함.)에게 조이스는 절대로 쉬운 작가가 아니다. 아니, 심지어 전공자에게도 아니다. 흔히, 조이스의 걸작이라 불리는 '율리시즈'의 또다른 별명은 영문학 전공자들도 안 읽는 책이다. (조이스 전공자 제외.) 더군다나 피네간의 경야 까지 가면, 이미 조이스는 절대로 읽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적어도 조이스가 천재적인 작가라는 것이다. 권위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저서가 오늘날까지 꾸준히 연구되고, 매번 100대 도서같은데 끼는 것은 절대로 그의 소설이 허세라서가 아니다. 그렇기에, 나는 더더욱 더블린 사람들을 추천하고 싶다. 어쩌면, 일반인이 거의 유일하게 '정상적으로' 읽을 수 있는 조이스의 소설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추천하는 것은 '애러비(The Araby)'와 '죽은 자들(The Dead).' 이 2편의 단편만으로도 충분히 조이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참고로, 조이스의 단편의 경우, 다른 작가들도 마찬가지지만, 세세한 묘사 하나하나에까지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예로, '애러비'에서 단순히 신부가 읽었던 책 목록들을 가지고, 그가 과연 진실된 기독교인이었는가? 를 추측하는 논문까지 나올 정도니까.

6. 파우스트 -괴테
: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최고 걸작. 방대한 양이지만, 메피스토펠레스라는 정말로 매력적인 악마와 파우스트 박사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발푸르기스의 밤이나 고전적 발푸르기스의 밤과 같이 매력적인 환상극도 들어가있으며, 인간적이기에 더더욱 매력적인 파우스트를 보면, 역시나 걸작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책을 읽는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본인의 경우는 단연코 메피스토펠레스의 존재 때문이다. 악마이지만, 오히려 매력적이고, 사람과 같이 실수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같이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또 있었을까? 란 생각이 든다. "언제나 악을 원하면서도, 언제나 선을 창조하는 힘의 일부" 란 메피스토의 대사가 이 매력적인 악마를 전부 설명하는 것이 아닐까?

7.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와일드
: 와일드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다. 아마, 도끼 다음으로 좋아하지 않을까, 란 추측을 해본다. 개인적으로 와일드의 모든 작품을 추천하고 싶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은 그의 유일한 장편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다. 이책의 모든 구절들이 전부 환상적이다, 라고 밖에 표현 할 수 없다. "예술을 위한 예술'을 주장하는 서문에서부터, 소설의 마지막 장까지, 탐미주의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책은 이 책이라고 생각한다. 탐미주의자 헨리 워튼이나 도리언에게 집착하는 바질 홀워드, 그리고 끝없는 젊음을 원하면서 서서히 타락하는 도리언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다고 생각한다.

8. 변신, 단식광대, 성 - 카프카
: '카프카적인(Kafkaesque)'란 단어가 생길 정도로, 카프카는 기괴한 이야기를 쓴 작가이다. 그는 짧은 생을 살면서 많은 단편이나 엽편들을 남겼으며, 미완성이지만 3편의 장편을 남겼다. 그의 무수히 많은 단편 중에서 내가 추천하고 싶은 것은 변신과 단식광대, 2 편이다. 카프카의 대표적인 단편 변신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어느날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 잠자와 그의 가족들. 끊어진 소통과 가치가 없어진 벌레 한마리. 이러한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충격에 몸을 떨게 된다고 생각한다. 단식광대 또한 마찬가지다. 굶는 것을 목적인 단식광대나 그를 바라보는 군중들. 나는 이러한 모습에서 오늘 날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카프카의 최고 걸작은 성이 아닐까, 싶다. 성에 들어가려고 노력하지만, 들어갈 수 없는 K. 여전히 카프카는 기괴한 현실을 만들며, 우리를 빠져들게 한다. 성은 비록 미완성이지만, 미완성이기에 완성된 장편이라고 생각한다.

9. 바나나 피쉬를 위한 완벽한 날 - 샐린저
:샐린저는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유명한 작가다. 사실, 개인적으로 호밀밭의 파수꾼은 좋아하지 않는다. 글, 자체는 굉장히 잘 썼으나, 홀든에게 그다지 공감이 안 간다고 해야할까나? 하지만, 샐린저의 이 단편은 매우 좋아한다. 이 단편은 샐린저의 '아홉가지 이야기'에 수록된 단편이다.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남자,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이 표현된다고 해야할까? 홀든의 모습이 얼핏 보이면서도, 여러모로 재밌고, 비극적인 단편이라고 생각한다.

10. 해는 다시 떠오른다 - 헤밍웨이
: 사실 헤밍웨이의 대표작은 노인과 바다로 알려졌지만, 헤밍웨이의 최고 걸작은 이 장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미건조하면서도, 짧은 그의 문체. 그러면서도 읽는 이의 정신을 놓치지 않게 하는 매력적인 이야기. 그리고 느껴지는 약간의 상실감. 하드보일드같은 느낌이라고 나는 표현하고 싶다. 동시대 작가 중 포크너나 피츠제럴드와 비교되는 문체를 가졌기에, 동시대 작가와 비교하며 읽어도 재밌다고 생각된다.

11. 모비딕 - 멜빌
: 모비딕은 아마도 가장 유명한 미국소설 중 하나일 것이다. 적어도, 모비딕의 첫문장만큼은 상당히 많이 언급된다. "이슈마엘이라 불러달라. (Call me, Ishmael)" 모비딕은 여러모로 당황스럽고, 지루한 요소도 많은 소설이다. 소설 중 상당 부분이 고래잡이, 자체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때문에 동시대 비평가들에게 소설도 아니고, 산문도 아닌 잡탕 소설이라 비난받으며 멜빌은 그 시대에서는 잊혀졌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고래잡이에 관한 서술덕분에 모비딕이라는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이자 고래를 독자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비딕을 향한 에이허브의 광적인 집착이나 그와 대립하는 스타벅 등, 남자 밖에 등장하지 않는 소설이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다. 만일, 모비딕이 너무 두껍거나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분은 멜빌의 또다른 걸작이나 단편인 '필경사 바틀비'를 읽는 것을 꼭 추천한다. "I prefer not to" 란 바틀비의 명언을 절실히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12. 4대 비극 - 셰익스피어
: 영미문학에 아버지라 불리는 만큼, 사실상 영미문학에서 셰익스피어를 능가하는 작가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와 비견되는 것은 단테 정도. 그만큼, 셰익스피어는 천재였으며, 오늘날 영문학을 있게 한 인물이다. 그의 업적 중 하나는 영시 소네트의 형식을 확립한 것에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저작들은 역시나 희곡들이다. 무수히 많은 희곡들을 남겼고, 초기작품 한두편을 제외하면 모두 걸작이라 불리고, 오늘날까지 모두 공연되는 만큼, 셰익스피어의 전작은 언젠가 한번은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그러나 역시나 전작품을 읽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희곡을 뽑는다면? 이란 질문을 받는다면, 역시나 그의 4대 비극을 추천해주고 싶다. (물론 5대 희극이나 템페스트도 추천해주고 싶지만.) 물론, 어느 평론가가 만든 용어지만, 그의 최고 걸작을 일컫는 말이라, 오늘날까지 쓰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유부단하면서도, 질풍노도와 같은 햄릿.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미쳐버리는 리어왕의 어리석음. 시기에 미쳐버리는 오셀로나 질투, 그 자체인 절대악 이아고. 그리고 권력에 대한 탐욕으로 죄인이 되어버리는 맥베스. 그의 4대 비극을 읽는다면, 셰익스피어가 영문학의 아버지이자 인류가 낳은 대작가란 호칭이 절대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3. 신곡, 지옥편 - 단테
: 사실, 신곡 자체는 본인이 생각해도 지루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지옥편만은 충분히 재밌다고 생각한다. "여기 들어온자, 희망을 버려라"란 문구에서부터, 단테가 묘사하는 지옥의 정경. 비록, 자신의 적들을 지옥에 가두는, 어찌보면 옹졸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가 묘사하는 지옥이나, 정의, 그 자체로 인간을 심판하여, 심지어 교황까지 지옥에 가두는 모습은 오늘날까지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를 준다고 생각한다.

14.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 김승옥
: 부끄럽게도 한국 작가들은 많이 읽은 편이 아니다. 사실상 전무하다고 봐도 되지만, 김승옥만큼은 예외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다. 비록, 사실상 절필하였지만, 그가 남긴 단편들은 한국 문학에서도 길이 남을 명작들이라고 생각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위의 두편이다. 무진의 안개 정경이나 기괴하다고까지 느껴지는 서울의 겨울 풍경을 통하여, 여러모로 주는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15. 기형도 시집 - 기형도
: 어떤 사람은 기형도 시인이 우리 역사상 최고의 시인이라고 한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서는 본인으로서는 뭐라고 말할 처지가 못 된다. 왜냐하면 사실상 한국 시집은 읽은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늘날까지 읽히는 만큼, 그의 시들은 좋다고 생각한다. 우울하면서도, 기괴한 분위기를 조성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그의 시들이 좋다.

16. 12월 12일, 날개 - 이상 (새로 추가하기로 했음. 그래도 좋아하는 몇 안되는 한국 작가인데 빼놓으면 이상한테 혼날 것 같슴)
: 밑에 나온 의견처럼 이상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오감도가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상의 시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해석할 수 없지만, 불길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낸다는데서 말이다. 사실, 과연 이상의 시가 정말로 해석이 가능할까 싶다. 그러나 이상의 소설들도 역시 훌룡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장편이라 할 수 있는 12월 12일이나 대표적인 날개처럼 말이다. "박재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란 첫문장도 매우 마음에 든다. 아마도 금홍을 생각하면서 썼을 것이라 생각되는 아내나 병적인 화자의 모습또한 매우 마음에 든다. 마치,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연상된다고 해야할까나? 물론, 그의 문학적 업적이 단순히 사기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적어도, 난 그가 한국문학에선 다시는 나올 수 없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2)

저번에 작성하고서, 뒤늦게 생각난 것들+살짝 마이너한, 본인의 취향들 위주. 그리고 전부다 문학은 아님.


1.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 가장 먼저 생각난 거. 이 글을 쓰게 된 원인의 40%정도 차지함. 아시다시피 우리에게 디즈니의 명작 애니메이션으로 잘 알려진 앨리스의 원작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 총 두 편이 있으며, 만약 읽을 경우, 두 편 모두 읽는 것을 추천한다. 왠지 모르게, 앨리스는 동화라 애들이 보는 것이다, 라는 착각이 있을 수 있으나, 전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앨리스만큼 어른을 위한 책도 없다. 마틴 가드너가 그의 주석 판에서 언급하였듯, 앨리스가 오늘날의 명성을 얻은 것은 어른들이 보았다는 점에 있다. 광기가 느껴지는 세계와 등장인물들, 풍자와 무수히 많은 말장난 등, 앨리스는 언젠가 한번쯤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동화이다. 앨리스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품들도 많으니, 한번쯤은 읽는 것을 추천. 다만, 되도록 원서를 읽는 것을 추천한다. 앨리스의 경우, 언어 유희가 무진장 많이 나오는 책이므로, 원서로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넌센스 시의 대표작 Jabberwocky. 또한, 앨리스의 경우 일러스트가 중요한데, 무조건적으로 원작인 존 테니얼의 것을 추천한다. 존 테니얼은 단순한 일러스트레이터를 넘어, 스스로가 앨리스에 대하여 조언하고, 편집에 대한 권한을 가졌을 정도로 앨리스에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캐럴과 테니얼, 두 사람의 작품이 조화를 이룬 것만이 진정한 앨리스라고 생각한다.


2. 광기의 산맥에서- 러브크래프트

: 서구 공포소설에선 포와 스티븐 킹 사이에 존재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오늘날 공포라는 장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 아닐까, 싶다.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한단어로 표현하면, 코스믹 호러(혹은, 크툴루 신화)다. 종래의 믿음과는 달리, 외계에서부터 온, 인간을 파멸시키려 하는 이질적인 존재들, 그리고 한없이 나약한 인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들은 한 개인이 어떻게 미쳐가는 가를 제대로 묘사한다. 그러나 스티븐 킹이 그의 저서, 매혹적인 글쓰기에서 비판한 것처럼 러브크래프트는 글을 잘 쓰는 작가는 아니다. 오히려 못 쓴다는 점이 옳다. 그의 대화들은 자연스럽지 못하며, 묘사도 짜증날 정도로 빙빙 도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을 읽으면, 읽을수록 오늘날 그가 끼친 영향을 새삼스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장편으로는 “광기의 산맥에서”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며, 혹시나 단편을 읽을 경우, “크툴루의 부름”을 추천한다. 번역본을 읽을 경우, 동서판은 절대 비 추천이다. 정말이다. 처음 나왔을 당시, 서점에서 멋모르고 읽었다, 안 산 것을 지금까지도 감사히 생각한다. 러브크래프트 식으로 비유하자면, 마치 네크로노미콘을 한글로 번역한 것 같다.


3. 거장과 마르가리타 - 불가코프

: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밌게 읽었고,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다. 러시아 작가지만, 파우스트의 영향이 곳곳에서 들어나는 소설이지만, 단순한 파우스트의 아류작은 아니다. 소비에트 시절의 러시아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으면서도, 메피스토와는 살짝 성격이 다르면서도 여전히 매력적인 볼란드나 그의 시종들, 혹은 거장과 마르가리타나 새로이 해석되는 빌라도와 예수의 관계. 소설 자체는 작가의 사망으로 인하여 완성작이라 보기 힘들지만, 여전히 재밌다.


4. On Writing Well(번역본: 글쓰기, 생각쓰기) - 윌리엄 진서

: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다시피,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일단, 번역본의 경우, 읽어본 적이 없어 어떤지는 모르겠다. 다만, 제목에서처럼, 이 책만큼 글쓰기에 유용한 책은 없다. 단순한 에쎄이에서 시작하여, 인터뷰나 회고록 등 여러 종류에 관한 글쓰기에 대한 조언, 글 다듬는 법 등 학교 교재로 쓰일 만큼, 글쓰기에 관해선 좋은 책이다. 물론, 이 책은 에쎄이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글을 쓰는 것에 관해선 여러모로 좋은 책이다. 심지어, 문학작품을 쓸 때도. 작가를 지망한다면, 곁에 두고, 참고하면 좋을 책.


5. 반지의 제왕 - 톨킨

: 우리나라에선 사실 영화로 인하여 유명해졌지만, 외국에선 출판된 지 5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걸작으로 추앙받는 판타지계의 고전이다. 사실, 책 자체가 상당히 지루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다. 저자 톨킨이 의도했던 것은 서사시와 같은 작품을 쓰는 것이었고, 영화와의 괴리감마저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흔히, 이 책의 위대한 점을 이전까지의 판타지 문학을 집대성하고, 후대의 판타지의 기초가 된 점에 있다고 설명한다. 맞는 말이다. 분명, 반지의 제왕이 오늘날 판타지 소설들의 기초가 된다. 그러나, 단순히 그 이유 때문에 이 책이 타임즈와 같은 조사에서 고전으로 꼽히는 것은 아니다. 글 자체도 평균적인 소설보다 훨씬 잘 썼다. 혹시나, 정 지루해서 못 읽겠다면,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서 원서로 읽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6. 갈가마귀 - 포

: 포는 검은 고양이나 최초의 탐정 소설 등으로 친숙한 작가다. 분명, 포는 공포 소설과 탐정 소설의 아버지라 불린 만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시인이었다. 갈가마귀는 그가 남긴 시 중에서도 가장 걸작 중 하나다. 이 시에는 포의 모든 요소가 들어있다. 음산함, 여인을 잃은 고통, 초현실적인 상황, 그리고 아름다운 음율. 포를 단순한 소설가로 알고 있다면, 꼭 읽는 것을 권하는 시다. 가능하면, 낭독하는 것도 듣는 것을 추천한다. 유투브 같은데서 검색하면, 금방 나오니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또다른 포의 시로는 역시 유명한 애나벨 리를 추천한다.


7. 지옥에서 보낸 한 철 - 랭보

: 10대의 나이에 절필한 천재로 유명한 랭보의 시집이다. 사실, 시 자체는 난해하다. 해석하는 것 조차 힘들 때도 있다. 그러나 읽고 있으면, 무엇인가가 느껴지는 시집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사춘기 소년이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는 세계와 같다고 해야 할까? 꼭 정확한 해석을 하지 못하더라도, 랭보라는 천재의 뛰어난 필력으로 쓰인 문장들은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8.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 투키디데스

: 헤로도토스의 페르시아 전쟁사와 쌍벽을 이루는 오래된 역사책이다. 그러나 이 둘은 분명히 대조적이다. 여행 작가와 같은 헤로도토스와 달리, 투키디데스는 냉정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아테네의 몰락을 서술한다. 질병으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페리클레스의 영광스런 연설은 한순간에 사라지며, 학살이 일어나고, 알키비아데스의 추방과 같은 권력다툼과 시칠리아 공방과 같은 어리석은 작전 등이 일어나는 것을 서술한 글을 보고 있자면, 과연 인간은 발전했는가? 라는 질문을 마음속에 되묻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멜로스 대학살에 관한 부분이다. 멜로스 섬 사람들을 모두 죽이는 아테네인들을 보고 있으면, 역시나 인간은 시대가 지나도 비슷한 일을 자행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흔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테네에 대한 생각, 민주정치나 페리클레스의 황금기에 대한 망상을 완벽하게 부수고,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9. 국가론 - 플라톤

: 플라톤은 분명히 철학자다. 그러나 그의 글은 문학적이다. 단순히 철학에 관한 글을 넘어서, 그의 대화편들은 시적이고, 한편의 문학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글들은 읽는 사람에게 상당한 재미를 준다. 소크라테스와 상대방이 펼치는 대화. 단순히 질문을 하면서도,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이나 괴변에 빠지는 소피스트들. 서구 철학의 기본이 되는 플라톤인 만큼, 그의 저서들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대화편은 파에돈, 향연, 그리고 변명이다.


10.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

: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 중 하나다, 니체는. 사실, 니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차라투스트라를 읽는 것은 힘들다. 차라투스트라는 사실상 가장 마지막에 읽어야하는 책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철학자의 작품이지만, 한편의 문학작품처럼 쓰였기에, 글 속에 숨어있는 수많은 비유와 상징들을 해석하기란 여러모로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좋아한다. 이 지상으로서의 삶을 사랑하라는 니체의 가르침이 좋기 때문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꾸준히 반복해서 읽는 책 중 하나인데, 읽을 때마다 발견하는 점이 많은 것 같다. 되도록, 책세상에서 나온 것을 추천한다. 번역의 질을 떠나, 주석이 초인에 대한 번역을 설명한 것을 제외하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책일수록, 주석은 개인의 해석을 방해한다고 생각한다.



덧글

  • sisid 2011/10/18 11:20 # 삭제 답글

    도스토예프스키나 오스카와일드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들이 목록에 많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덧글 남겨요
    도리언그레이의 초상 어디 번역이 나을까 검색하다 들어왔거든요...ㅎㅎ
    목록에서 아직 못읽어본것도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JHALOFF 2011/10/18 18:49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3/03/02 04:29 # 삭제 답글

    드릴로옵퐈는여? 랜드언뉘랑 헬러옵퐈도 없넹 T^T 힝
  • JHALOFF 2013/03/02 05:00 #

    이거 썼을 시점엔 아직 드릴로나 헬러는 안 읽어봤었고, 랜드는 지금도 아직 안 읽어봤습네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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